대학 때 만난 여덟 명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직도 해마다 골프를 치러 다닌다. 올해 걸린 데가 베트남 나트랑·달랏. 4박5일에 라운드 두 판이었다. 인원이 딱 여덟이라 모르는 사람 끼는 조인 없이 아예 단독으로 잡았고, 예약은 골프 쪽으로 유명하다는 티그룹에 통째로 맡겼다.

비행기에서 누가 그랬다. "이왕 온 거 대회처럼 하자." 그래서 네 명씩 두 조로 갈라, 이번 여행을 제12회 아저씨 친선 골프로 기록하기로 했다. 상품은 아주 단순하다. 최종 꼴찌가 달랏 빌라에서 BBQ 값 전부 계산.

◆ 대회 요강
참가 동창 8명 · A조 4 / B조 4
1R 나트랑 바닷가 코스 · ⛳ 18홀
2R 달랏 팰리스 골프클럽 · ⛳ 18홀
숙소 나트랑 호텔 2박 · 달랏 프라이빗 빌라 2박
상품 최종 꼴찌 → 빌라 BBQ 전액 부담

나트랑 바닷가 골프 코스

첫 라운드. 바다 보이는 코스인데 아침부터 등이 축축했다.

깜란공항에 내리니 29인승 밴이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여덟에 골프백까지 실었는데도 자리가 남아서, 뒤에 드러눕는 놈까지 있었다. 첫날은 나트랑 시내랑 해변만 슬슬 돌고, 저녁엔 껌니에우(뚝배기밥)집에서 생선이며 새우며 실컷 먹었다. 참고로 이 패키지, 한국어 가이드는 옵션이라 우린 안 붙였다. 기사님이랑 손짓발짓 하며 다녔는데 그게 또 여행 같고 좋았다.

문제는 둘째 날. 티오프가 일러서 6시 반에 억지로 일어났다. 근데 그 시간에도 나트랑은 후끈했다. 오전 라운드인데 등에 소금꽃이 폈다. 그늘집 얼음물로 버티며 돌았다. 스코어는… 뭐, 아래 표 보면 안다.

대신 오후가 이 코스의 진짜였다. 패키지에 90분 마사지가 들어 있어서 다 같이 참스파로 직행. 뭉친 종아리를 90분 주물러 주는데, 몇 놈은 코까지 골았다.

▸ 1라운드 · 나트랑 결과
순위 별명 18홀
1 김프로 89
2 이사장 92
3 박부장 96
4 최과장 98
5 정캡틴 100
6 강샷 103
7 한우(나) 104
8 오비왕 110

참스파 나트랑 90분 마사지

라운드 끝나고 참스파 90분. 여기서 반은 잤다.

셋째 날은 이동일. 나트랑에서 달랏까지 차로 세 시간 남짓, 그것도 계속 꼬불꼬불 산을 올라간다. 멀미 잘하는 최과장이 봉지 붙잡고 올라갔다. 근데 올라갈수록 창문 열면 공기가 서늘해지는 게, 다들 "어 여기 뭐야, 시원해" 하면서 좋아했다.

달랏 도착해서 크레이지 하우스부터 구경했다. 무슨 나무뿌리 같은 건물인데 사진은 기가 막히게 나온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진짜 주인공, 프라이빗 빌라 체크인. 여덟이 방 나눠 쓰고도 거실이 남아서, 저녁엔 마당에서 BBQ를 구웠다. 고기 굽는 담당이 연기 다 뒤집어쓰고 정작 술은 늦게 시작한 게 함정이지만, 뭐 그게 또 재미다.

달랏 프라이빗 빌라

여덟이 통째로 쓴 달랏 빌라. 마당에서 BBQ 구웠다.

넷째 날, 대망의 달랏 팰리스 골프클럽. 알고 보니 여기가 1994년에 문 연, 베트남에서 제일 오래된 골프장이란다. 해발 1,500m 고지대라 새벽엔 안개가 쫙 껴서 첫 홀 티박스가 안 보일 정도였다. 반팔로 나갔다가 다들 후덜덜. 대신 해 뜨고 나니 날씨가 미쳤다. 7월인데 선선하다. 초가을 같은 데서 라운드 하는 기분.

시내에서 가깝다길래 별 기대 안 했는데, 잔디도 좋고 그린이 은근 빨랐다. 캐디 영어도 되고. 아, 캐디팁은 현금 따로다. 18홀에 50만동쯤 준비하라 해서 미리 동으로 환전해 갔다. 이거 모르고 오면 좀 당황한다.

시원해지니 다들 갑자기 잘 쳤다. 나도 어제보다 다섯 타 줄었다. 문제는 오비왕이 오늘도 오비왕이었다는 것.

★ 최종 순위 · 2R 합산
순위 별명 1R 2R 합계
1 김프로 89 86 175
2 이사장 92 90 182
3 박부장 96 93 189
4 최과장 98 97 195
5 정캡틴 100 96 196
6 한우(나) 104 99 203
6 강샷 103 100 203
8 오비왕 110 106 216
● 꼴찌 오비왕 216타 → 빌라 BBQ 계산 확정. 나는 공동 7위로 간신히 면했다.

달랏 팰리스 골프클럽

달랏 팰리스. 새벽 안개 걷히면 초가을 같은 코스가 나온다.

사실 나도 예약 전엔 반신반의했다. 인터넷 골프 패키지 후기가 워낙 광고 같은 게 많으니까. 그래서 티그룹으로 정하기 전에, 실제 다녀온 사람들 카톡 후기를 좀 찾아봤다. 이런 것들이었다.

티그룹 실제 고객 후기
티그룹 실제 고객 · 성함 비공개
티그룹 실제 고객 후기
티그룹 실제 고객 · 성함 비공개
티그룹 실제 고객 후기
티그룹 실제 고객 · 성함 비공개

※ 티그룹 실제 고객 후기 · 성함 등 개인정보는 가렸습니다.

딱 이 정도 톤이었다. 대단한 미사여구 없이 "잘 다녀왔다, 또 가겠다." 다녀와 보니 왜 그렇게들 쓰는지 알겠더라. 차·숙소·티타임 신경 안 쓰고 골프랑 술이랑 수다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정리하면 — 나트랑에서 바다 보며 몸 풀고, 달랏 올라가 선선한 데서 제대로 치는 이 나트랑·달랏 4박5일 조합, 골프 모임으로 진짜 괜찮다. 여덟이든 넷이든 인원 맞춰 단독으로 짜고 싶으면 티그룹한테 코스랑 날짜 얘기하면 맞춰준다. 카카오톡에서 '티그룹' 검색하면 되고. (다음 대회 장소는 아직인데, 오비왕은 또 온단다. 계산도 자기가 한다면서.)

★★★★☆
한우의 총평 4.5 / 5
더위와 이른 티오프는 감점, 달랏 날씨와 빌라 BBQ는 만점. 무릎 남아 있을 때 한 번은 와야 하는 코스.
Kakao Talk

TGROUP 계정을 등록하면 TGROUP의 이용 약관 에 동의하게됩니다.

비밀번호를 잊어 버렸습니까? 당신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십시오. 새 암호를 만들 수있는 링크가 제공됩니다.

로그인으로 돌아 가기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