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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여행 가기 전에 딱 하나만 봅니다. 날씨 앱. 그것도 기온 말고 풍속만 봐요. 링크스 코스는 바람이 반이라나 뭐라나. 7월 중순에 나트랑 3박4일 골프를 가기로 하고 나서부터는 아침마다 "오늘 깜란 바람 5미터래" 이러는데,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요.
코스는 KN 골프링크스 하나만 두 번 돌기로 했어요. 이 코스 저 코스 찍고 다니는 것보다 한 코스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게 남편 지론이고, 저는 하루는 바다에서 놀고 싶었고. 일정은 티그룹(TGROUP)이라는 데 맡겼는데 차량이랑 티타임, 호텔까지 한 번에 정리해 줘서 우리는 진짜 날씨 앱만 봤습니다.
나흘간의 (체감) 일기예보
숫자는 남편 폰에 찍혀 있던 걸 대충 옮긴 거라 오차 있음
첫날은 깜란 공항에 내리니 기사님이 이름 들고 서 계셨고, 시내 호텔까지 40분 정도. 체크인하고 해변 한 바퀴 걷고, 저녁은 해산물집으로 갔어요. 게 한 마리를 통으로 시켰는데 남편이 "이거 서울이면 얼마게" 하면서 사진만 다섯 장 찍었습니다.
둘째 날, 1라운드. 새벽 다섯 시 반 기상은 몇 번을 해도 적응이 안 되는데, 차에 타면 또 금방 갑니다. 코스는 그렉 노먼 설계라는데 저는 설계자 이름보다 눈앞의 모래언덕이 더 급했어요. 페어웨이 옆이 러프가 아니라 그냥 사구(砂丘)예요. 오전인데도 바닷바람이 제법 있어서 어프로치가 자꾸 밀리는데, 그건 바람 탓이 아니라 제 탓이 맞습니다. 같은 바람에서 남편은 잘만 치더라고요.
캐디 언니가 그린 라인을 짚어 주는 게 신기할 정도로 잘 맞아서 후반엔 퍼팅이 좀 살았어요. 라운딩 끝나고 클럽하우스에서 먹은 점심이 또 은근 맛있어서, 둘 다 말없이 그릇만 비웠습니다.
셋째 날, 같은 코스 2라운드. 같은 데를 또 가면 지겹지 않냐고들 하는데, 정반대였어요. 어제 저를 잡아먹은 홀이 어디였는지 기억이 나니까 클럽 선택부터 달라집니다. 남편은 어제보다 일곱 타, 저는 네 타 줄였어요. 물론 저는 줄일 타수가 넉넉하게 있긴 했습니다.
오후에는 시내로 나와서 포나가르 사원이랑 혼쫑곶을 반나절 돌았는데, 사원 계단이 라운딩보다 다리에 왔어요. 그래도 탑 위에서 내려다보는 강이랑 바다 색이 진짜 예뻐서, 골프만 치고 갔으면 아까웠겠다 싶더라고요.
마지막 날은 바람 2m/s. 남편이 "오늘 치기 딱 좋은 바람인데" 하길래 못 들은 척했습니다. 마지막 날은 골프 없이 해변에서 빈둥거리다가 카페 갔다가, 기념품 조금 사고 공항으로. 비행기가 늦은 시간이면 레이트 체크아웃을 물어봐 주니까 짐 때문에 애매하게 떠돌 일도 없었어요. 7월 한낮은 확실히 덥긴 한데, 바닷가라 그늘에만 들어가면 살 만합니다. 얼음물이랑 모자는 필수고요.
다녀와서 정리한 비용 메모
| 항목 | 메모 |
|---|---|
| 지상비 | 1인 70만원대부터(4인 기준) — 전용 차량 + 4성 호텔 3박(조식) + KN 2라운드 티타임까지 포함. 우리는 둘이 가서 조금 더 냈어요 |
| 캐디팁 | 18홀 기준 40~50만동, 현금 준비(환전 미리!) |
| 항공 | 별도. 인천–깜란 직항 이용 |
| 참고 | 시즌·환율 따라 달라진다고 하니 예약 시점에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
KN 골프링크스는 27홀(파 108)이라 두 번 돌아도 조합이 달라질 수 있어요. 픽업·티타임·호텔을 단품으로 하나하나 맞추는 것보다 묶어서 가는 게 우리 같은 게으른 부부한텐 맞았습니다.
예약을 카톡으로 했더니 이런 대화가 남아 있는데, 우리만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덕분에 좋은 골프장에서 라운딩하고 왔습니다. 다음에도 연락드리죠."
— 티그룹 실제 고객, 성함 비공개
넷이서 별점을 매기자면(남편, 저, 남편의 드라이버, 제 퍼터) ★★★★☆. 반 개 깎인 건 순전히 7월 더위 몫이고, 코스랑 일정은 흠잡을 데가 없었어요.
나트랑 골프 일정 짜는 게 막막하면 우리처럼 티그룹에 통째로 맡기고 날씨 앱이나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나트랑 코스별 정리는 여기에 모여 있어서 우리도 이걸 보고 골랐어요. 다음엔 남편이 빈펄 쪽을 노리고 있던데, 그건 그때 가서 또 바람 예보를 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