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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골프를 친다면 스카이 레이크를 빼놓을 수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어요. 레이크 코스가 베트남 골프 협회에서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도전적인 코스로 선정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하노이 출장 때 하루를 내서 다녀왔는데, 기대 이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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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레이크는 하노이 중심부에서 약 45km 떨어진 쯩미(Chương Mỹ) 지역의 반선 호수(Văn Sơn Lake) 근처에 있어요. 탕롱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45분 정도면 도착해요.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주말 아침이라 차가 별로 없어서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어요.
골프장에 들어서자마자 느낀 건 규모가 정말 크다는 거였어요. 주차장도 넓고 클럽하우스도 현대적이고 깔끔했어요. 멀리 석회암 산맥이 보이고 그 앞으로 큰 호수가 펼쳐져 있어서 경치가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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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레이크는 총 36홀로 레이크 코스와 스카이 코스 이렇게 두 개의 18홀 코스로 구성되어 있어요. 둘 다 한국 설계사인 안문환 씨가 디자인했다고 해요. 보리 골프 디자인(Bori Golf Design)이라는 회사에서 설계했대요.
레이크 코스는 회원 전용 코스예요. 베트남 골프 협회에서 가장 도전적인 코스로 선정된 만큼 난이도가 높다고 들었어요. 스카이 코스는 대중에게 오픈되어 있어서 저는 스카이 코스를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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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은 오전 7시 30분이었어요. 11월 말인데도 날씨가 괜찮았어요. 하노이 시내보다 공기가 맑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쾌적하더라고요.
1번 홀부터 인상적이었어요. 파4인데 오른쪽으로 티에서 그린까지 이어지는 큰 웨이스트 에리어가 있어요. 페어웨이가 넓어 보이지만 막상 티 위에 서니까 부담스럽더라고요. 첫 홀이라 긴장해서 약간 오른쪽으로 갔는데 다행히 페어웨이에 안착시켰어요.
앞쪽 홀들은 전략적으로 워터 해저드와 벙커가 배치되어 있어서 티샷 거리를 잘 계산해야 했어요. 무조건 멀리 치는 것보다 정확도가 중요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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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 홀들은 주변에 베트남 특유의 숲이 우거져 있어서 분위기가 좋았어요.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찾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페어웨이 자체는 넉넉한 편이라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스카이 코스의 시그니처 홀은 15번이에요. 이름이 "디엔비엔푸(Điện Biên Phủ)"인데 베트남의 역사적인 전투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해요. 지형이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아서 정말 인상 깊었어요. 리스크와 리워드를 잘 따져야 하는 홀이더라고요.
그린이 특이했어요. 거북 등처럼 볼록한 형태가 많아서 핀하이로 정확하게 쳐야 그린에 안착시킬 수 있었어요. 그린 주변 벙커 배치도 교묘해서 어프로치 샷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어요. 그린을 벗어나면 칩샷으로 다시 올리기가 정말 까다롭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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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는 파스팔럼(Paspalum) 잔디로 관리 상태가 정말 좋았어요. 볼이 잔디 위에 살짝 떠 있는 느낌이라 샷 치기 편했어요. 한국에서 치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그린 스피드도 빨랐어요. 제 느낌엔 stimpmeter 10 정도는 되는 것 같았어요. 퍼팅할 때 브레이크도 잘 읽어야 하고 거리 조절도 신경 써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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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는 모래가 곱고 깊이도 적당했어요. 샷 치기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린 주변 벙커 위치가 까다로워서 어프로치할 때 항상 신경 쓰였어요.
캐디는 영어로 기본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그린 읽는 것도 제법 정확했어요. 각 홀의 특징이나 바람 방향도 잘 알려줬어요. IMG에서 운영 관리를 한다고 하는데 확실히 전체적인 서비스 수준이 높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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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끝나고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어요. 메뉴에 한식이 꽤 있더라고요. 김치찌개, 불고기, 된장찌개 같은 음식들이 있어서 놀랐어요. 베트남 음식도 있었고요. 가격은 베트남 치고는 비싼 편이었지만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클럽하우스에서 보이는 전망이 좋았어요. 골프 코스가 내려다보이고 멀리 산맥도 보였어요. 골프샵도 있었는데 타이틀리스트, 테일러메이드 같은 주요 브랜드 제품들이 있었어요.
락커룸 시설도 좋았어요. 넓고 깨끗하고 샤워 시설도 잘 되어 있었어요. 5성급 리조트 수준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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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는 베트남 다른 골프장에 비해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코스 퀄리티와 관리 상태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요. 주말보다 평일이 조금 저렴하다고 들었어요.
레이크 코스는 회원 전용이라 일반인은 치기 어렵다고 해요. 레이크 코스가 베트남 골프 협회에서 가장 도전적인 코스로 선정된 만큼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쳐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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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레이크는 정말 잘 만들어진 골프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스 설계가 단조롭지 않고 매 홀마다 다른 전략이 필요했어요. 특히 그린 주변 설계가 까다로워서 쇼트 게임 실력이 중요하더라고요.
하노이에서 골프 계획이 있다면 스카이 레이크를 추천해요. 한국 설계사가 만든 코스라서 그런지 플레이 스타일이 한국 골프장과 비슷한 느낌도 있었어요. 한국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의사소통도 큰 문제없어서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