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가족과 함께 베트남 중부의 고도 후에(Huế)에서 하루 동안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소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이번 여행도 직접 일정을 짜봤는데, 역시나 제 예상이 딱 맞았죠~
응우옌 왕조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이곳에서의 후에투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마치 베트남 역사 속으로 깊이 빠져드는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
후에에서의 첫 아침은 현지인들이 강력 추천한 짭쌀밥과 닭고기, 일명 ‘쏘이 가(Xôi gà)’로 시작했습니다. 겉보기엔 그냥 평범한 길거리 음식처럼 보였는데, 진한 닭고기와 쫀득한 찹쌀, 소스까지 더해지니,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나 싶더라고요.
아침 식사 후 향한 첫 번째 목적지는 Lăng Khải Định(카이딘 황제릉)이었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건축 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이곳은 마치 궁전 같은 웅장함을 자랑했습니다.
시내의 전경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여주었습니다.
점심 전 마지막 코스는 Bảo tàng cung đình Huế(후에 왕궁 박물관)였습니다. 응우옌 왕조 143년간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한 곳에 모여있는 이곳은 그야말로 베트남 왕실 문화의 보물창고였습니다. 황제의 용포부터 왕비의 장신구,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도자기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품이었습니다.
오전 내내 문화유적지를 둘러보느라 배가 출출해질 즈음,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후에의 대표 음식인 반베오랑 반봇록을 잔뜩 먹고, 디저트로는 고소한 두유(sua dau nanh)를 한 잔 마셨습니다.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로컬 식당에서 먹었는데, 맛은 물론이고 가격까지 착해서 기분까지 더 좋아졌습니다.
점심 후 Duyệt Thị Đường이라는 극장에 갔습니다. 이 극장은 목조 건축과 전통적인 베트남 양식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마치 200년 전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극장을 한 바튀 돌아보니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인스타그램 사진을 올리기 좋아하면 한번 가 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전통 음악도 감상했습니다. 저녁 무렵, 후에 전통 노래를 들었는데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전통 악기의 독특한 음색과 가수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들려주는 이야기는 후에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정서를 담고 있었습니다. 언어는 달랐지만 음악이 전하는 감정은 마음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극장에서의 멋진 음악 감상을 마친 후, 저는 후에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기로 했습니다. 후에 보행자 거리에서 말이죠.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후에의 밤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걷다 보니 배도 출출해져서 가게에 들러 식사를 했습니다. 이곳에는 후에 전통 음식뿐만 아니라 태국 음식, 일본 음식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누구든지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더라고요.
후에투어는 베트남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소중한 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침의 소박한 현지 음식부터 시작해서 왕실의 화려한 문화유산, 그리고 밤의 전통 음악까지, 모든 순간이 새로운 발견과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다음에 베트남을 방문한다면 꼭 다시 후에를 찾아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하루의 짧은 일정으로는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깊고 풍성한 매력을 가진 도시, 이번 후에투어의 추억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